최근 미국 경제가 큰 혼란을 겪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급진적인 관세 정책 발표 이후 자산 시장이 크게 요동쳤고, 코인 시장 역시 단기 폭락 이후 횡보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이번 관세 전쟁이 경기 침체를 불러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으며, 동시에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미국 연준의 통화 정책, SEC 위원장 교체, 디지털 기축통화로서의 비트코인의 가능성까지 여러 요소들이 맞물리며 시장은 혼란과 기대 속에서 방향을 찾고 있는 중이다. 이번 글에서는 현재 미국 경제의 실상과 그 안에서 비트코인이 어떤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지를 중립적인 시선으로 정리해 본다.
트럼프 관세 정책과 경기 침체 우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을 노리며 내놓은 관세 정책은 예상보다도 강력했다. 중국산 제품에 대해 최대 245%에 달하는 관세가 예고되며, 이는 사실상 수입을 하지 말라는 메시지나 다름없었다. 수입자는 미국 내 소비자와 기업들이며, 이로 인해 상품 가격은 급격히 오를 수밖에 없고, 그 부담은 고스란히 소비자에게 전가된다. 결과적으로 수요 위축, 소비 둔화, 기업 실적 악화, 고용 위축 등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 이미 미국 내에서는 물가가 올랐음에도 소비는 정체되고 있고, 일상적인 외식조차 꺼리는 분위기가 퍼지고 있다. 노동통계청의 수치는 여전히 긍정적인 지표를 내놓고 있지만, 실제 민간 기업들의 현장 목소리는 다르다. 많은 사람들이 실질적인 소비 여력이 줄어들고 있으며, 이는 경기 침체의 전조로 해석될 수 있다. 트럼프가 의도하는 것은 단기 충격을 통해 협상력을 높이려는 것이지만, 시장은 이러한 급격한 변화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신뢰를 잃고 있다.
연준 파월 의장의 신중한 행보
4월 17일 있었던 파월 의장의 연설은 시장의 기대와는 달리 다소 모호한 내용에 그쳤다. 파월은 인플레이션과 고용이라는 두 가지 책무 사이에서 균형을 잡고자 하고 있으나, 관세 정책으로 인한 물가 상승 우려와 경기 침체 신호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더욱이 노동통계청의 데이터가 신뢰받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연준의 판단도 불완전할 수밖에 없다. 민간 통계 사이트인 트루플레이션에서는 미국의 실질 인플레이션을 약 1.3% 수준으로 집계하고 있다. 이는 공식 지표보다 현저히 낮은 수치로, 소비가 급감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파월이 금리를 인하해야 할 명분은 분명해지고 있지만, 지나치게 늦은 대응은 오히려 시장의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다. 트럼프의 공격적인 정책이 일시적 충격을 유도하고 있는 지금, 연준이 후행적으로 반응할 경우 시장의 혼란은 가중될 가능성이 있다.
SEC 위원장 교체와 암호화폐 규제 완화 기대
5월부터 임기를 시작하는 새로운 SEC 위원장 폴 앳킨스는 암호화폐 시장에 큰 영향을 줄 인물로 주목받고 있다. 그는 약 4억 달러 자산을 보유한 거부이자 암호화폐에 직접 투자해 온 인물이다. 그동안 SEC는 게리 겐슬러 체제하에서 각종 소송과 규제 강화로 시장에 공포를 안겨주었지만, 앳킨스 체제에서는 명확하고 합리적인 기준 마련이 기대된다. 그는 암호화폐 프로젝트들이 사기를 벌인 것이 아니라 명확한 가이드라인 부재 속에서 위축됐다고 평가하며, 법적 명확성을 확보할 수 있는 시스템을 예고하고 있다. 이로 인해 향후 XRP, 솔라나, 에이다 등 주요 코인 ETF 승인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며, 디파이(탈중앙 금융) 및 스테이킹 서비스의 제도권 진입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단순히 코인 가격 상승이 아니라 시장의 신뢰 회복과 확장이라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
비트코인의 기축통화 가능성과 디지털 금융 패러다임
이번 관세 전쟁과 SEC 체제 교체는 단기적 이벤트에 불과할 수 있지만, 이와 맞물려 논의되고 있는 비트코인의 기축통화 가능성은 장기적 관점에서 매우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과거에는 아프리카에서 원유를 수입하기 위해 반드시 달러를 거쳐야 했지만, 디지털 시대에는 굳이 미국 통화를 거칠 필요가 없는 구조가 되고 있다. 일부 국가는 위안화나 루블 등 자국 통화나 금, 심지어 비트코인을 통해 결제를 시도하고 있으며, 이는 글로벌 금융 패러다임의 변화를 보여주는 신호다. 디지털 금융에서의 ‘기축’은 과거처럼 하나의 통화로 정의되는 개념이 아니라, 다수의 디지털 자산이 병존하거나 자동화된 시스템 내에서 역할을 분담하는 구조가 될 가능성이 크다. 비트코인은 그 중심에 서 있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후보 중 하나이며, 특히 탈중앙성과 희소성이라는 특성을 갖춘 점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블랙록의 레리 핑크 회장 역시 비트코인이 글로벌 기축 지위를 일부 대체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비트코인 투자자에게 필요한 시선
현재 시장은 불확실성의 한복판에 있다.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단기적 충격을 줄 것이냐, 장기적 침체를 유발할 것이냐에 따라 대응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파월 의장이 금리를 낮추는 시점과 트럼프가 협상을 통해 관세 압박을 조절하는 시점이 맞물릴 경우, 시장은 다시 반등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5월부터는 친암호화폐 성향의 SEC 위원장이 활동을 시작하게 되며, 암호화폐 시장의 규제 불확실성 해소와 제도권 진입이 급물살을 탈 수 있다. 따라서 비트코인 투자자는 공포에 휩쓸리기보다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현실적인 대응 전략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현금 비중을 늘려 기회를 기다리거나, 리스크 분산을 통해 장기적 시각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비트코인은 단기 가격보다 장기 가치를 보아야 할 자산이며, 지금은 오히려 그 가치를 다시 되새길 시점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