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와 스태그플레이션, 안전자산 전환의 기회
최근 전 세계적으로 경기침체와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고금리, 고물가, 낮은 성장률이 겹치며 자산시장은 위축되고, 기업들의 미래 전망 역시 불확실해졌다. 이런 경제 환경에서는 많은 투자자들이 더 이상 전통적인 주식 자산에 의존하지 않고, 대안을 모색하게 된다. 1970년대에도 유사한 상황에서 금이 안전자산으로 주목받았던 것처럼, 현재는 비트코인이 그 대체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금은 물리적 자산이고 공급이 제한된 특징이 있지만, 비트코인은 디지털 시대의 금이라고 불릴 만큼 희소성과 검증 가능한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다. 특히 달러를 비롯한 법정통화에 대한 신뢰가 낮아지는 시기에는 탈국가적이고 정치적 중립성이 높은 자산이 더 큰 주목을 받는다.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 단순히 가격이 오르내리는 문제를 넘어서, 어떤 자산이 생존 가능한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 등장한다. 그런 점에서 비트코인은 단순한 위험자산이 아닌, 새로운 기준의 안전자산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미국 국채 위기와 스테이블코인의 역할
미국의 국가부채는 이미 37조 달러를 넘어섰고, 매년 수천억 달러 규모의 이자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2025년에는 9조 달러 이상의 국채 만기가 돌아오면서, 재정 운영에 대한 압박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상황에서 미국은 국채를 다시 발행해 만기를 연장하는 ‘롤오버’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는데, 문제는 금리다. 기존에는 제로금리 시절에 발행된 국채가 많았지만, 현재는 4.5% 이상의 금리를 감수해야 하기 때문에 재정 부담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이에 대한 대응책 중 하나로 떠오른 것이 바로 스테이블코인이다. 스테이블코인은 달러와 1:1 가치를 유지하는 암호화 자산인데, 이들이 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담보로 보유하는 것이 바로 미국 국채다. 수많은 글로벌 이용자들이 스테이블코인을 사용하게 되면, 해당 발행사는 더 많은 미국채를 구매해야 하므로 자연스럽게 국채 수요를 창출하게 된다. 특히 신흥국에서는 달러 수요는 많지만 유통이 어려운 상황이 많아, 스테이블코인이 일종의 ‘대체 달러 유통망’ 역할을 한다. 미국 입장에서도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국채 시장의 수요 기반을 확대할 수 있으니, 전략적으로 중요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스테이블코인 규제 방향과 CBDC의 등장
이제 중요한 질문은 스테이블코인을 누가 규제하고, 어떤 방식으로 통제할 것인가이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그간 스테이블코인을 증권으로 분류하며 규제를 시도했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스테이블코인을 증권이 아닌 ‘통화’로 분류하고 미국 통화감독청(OCC)으로 규제 권한을 이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는 단순한 관할 부서 변경을 넘어, 스테이블코인을 디지털 달러 유통의 일부로 인정하겠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연준은 스테이블코인이 자신들의 통화 정책 영향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가지고 있으며, 직접 통제 가능한 중앙은행 발행 디지털화폐(CBDC)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CBDC는 개념적으로 스테이블코인과 거의 동일하지만, 발행 주체가 민간이 아니라 정부라는 차이가 있다. 이는 통제 가능성과 법적 안정성 측면에서 유리하지만, 사용자 입장에서는 실용성과 유연성에서 민간 스테이블코인이 더 매력적일 수 있다. 결국 민간 스테이블코인과 정부 CBDC의 경쟁 구도가 형성될 가능성이 높고, 이 가운데 비트코인의 입지는 더욱 중요해진다. 왜냐하면 둘 다 법정 통화 기반이지만, 비트코인은 법정 통화와의 상관관계를 벗어난 ‘정치 중립적 자산’으로서 차별화되기 때문이다.
글로벌 채택 확대와 중국의 디지털 전쟁
중국은 미국과 달리 이미 디지털 위안화를 실생활에 광범위하게 도입하며, 글로벌 통화 주도권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특히 베이징 동계올림픽 기간 중 디지털 위안의 시험 운영은, 국가 차원에서의 디지털 화폐 실험이 얼마나 진척되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였다. 중국은 중앙통제적 성향상 비트코인을 완전히 허용하지는 않지만, 일부 대기업을 통해 채굴 및 비축을 허용하는 형태로 간접적 활용을 늘려가고 있다. 이와 병행하여 위안화 기반 스테이블코인도 개발하여 글로벌 결제망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은 비단 중국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브라질, 나이지리아, 러시아 등 여러 신흥국들이 미국 달러에 대한 의존을 줄이고, 자체 디지털 화폐 또는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금융 주권을 확보하려는 시도를 지속하고 있다. 이에 비해 한국은 테크 강국임에도 불구하고 디지털 자산에 대한 입장은 여전히 모호하다. 용어 정의조차 ‘가상자산’, ‘디지털자산’, ‘가상통화’ 등으로 혼란스러우며, 기업의 직접투자도 제한되어 있었다. 다행히 2025년 하반기부터 상장사와 일부 기관 투자자에게는 디지털 자산 투자가 허용될 전망이다.
비트코인의 현재 위치와 장기 투자 전망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전고점 대비 약 20% 정도 낮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역사적으로 볼 때, 전고점 대비 20% 하락한 시점은 항상 매수 시점으로 평가받아왔다. 특히 이번 조정장은 외부 요인인 ‘관세 전쟁’과 ‘금리 고점 우려’라는 거시경제 요인으로 인해 촉발된 것이기 때문에, 이러한 불확실성이 해소될 경우 반등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 금과 비트코인을 비교할 때, 금은 실물 안전자산의 대명사이지만 비트코인은 정치 중립성과 디지털 확장성이 있다는 차이점이 있다. 향후 스태그플레이션 국면이 심화된다면, 복잡한 기업 밸류에이션과 변동성 높은 주식보다 비트코인 같은 단순한 내러티브를 가진 자산이 더 주목받게 될 것이다. 결국 비트코인은 단기 시세 차익보다, 장기적 생존성과 탈국가성에 기반한 구조적 성장을 기대하고 접근해야 하는 자산이다. 나는 지금이야말로 비트코인을 바라보기에 가장 좋은 시기라고 본다. 왜냐하면 내가 이 자산의 가치를 진심으로 깨달은 그 순간이 바로 가장 빠른 순간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