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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은 왜 가치가 있는가?

by exam 2025. 4.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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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가치

화폐의 본질 : 약속, 그리고 신뢰

비트코인이 처음 세상에 나왔을 때, 많은 경제학자와 일반 대중은 이해하지 못했다. ‘민간이 만든 디지털 숫자에 불과한데, 왜 1달러를 넘었는가?’, ‘왜 이게 가격을 갖는가?’라는 의문이 자연스럽게 따라왔다. 하지만 이 질문은 사실 화폐의 본질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과도 같다. 화폐는 단지 효용만으로 설명될 수 있는 수단이 아니다. 화폐는 '신뢰 기반의 사회적 약속'이다. 누군가의 노동으로 얻어진 물건이나 서비스에 대해, 이를 교환 가능한 증표로 만드는 과정에서 화폐가 발생한다. 비트코인이 가격을 갖는 이유는 채굴이라는 고난도 연산 과정을 통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는 막대한 전기와 컴퓨팅 자원이 소모되며, 이는 곧 ‘노동의 대가’로 환산된다. 사람들은 이 증표가 누군가의 노동으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믿고 있기 때문에 그 가치를 인정하는 것이다. 마치 종이화폐나 금처럼 말이다. 요컨대, 비트코인은 아무것도 아닌 디지털 숫자가 아니라, 분명한 노동의 결과물이자 사회적 합의가 반영된 자산이다.

슈퍼리치의 자산 전략과 비트코인의 모빌리티

비트코인이 부자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는 단지 철학적이거나 이념적인 것 때문이 아니다. 슈퍼리치들에게는 자산을 ‘이동’시킬 수 있는 능력, 즉 모빌리티가 중요하다. 예전에는 피카소 그림처럼 고가의 미술품이 모빌리티 있는 자산으로 기능했지만, 현실적으로는 유동성과 분할 가능성에 제약이 컸다. 반면, 비트코인은 1 비트코인을 무한히 쪼갤 수 있고, 지구 반대편으로 몇 분 만에 송금할 수도 있다. 이 점에서 비트코인은 자산이동의 혁신을 가져온 것이다. 실제로 블랙록의 CEO 래리 핑크는 비트코인이 ‘국제 금융 시스템에서 신용 담보 자산으로 성장할 것’이라 예측한 바 있다. 이처럼 비트코인은 단순한 투자 상품이 아닌, 글로벌 고액 자산가들이 자산을 저장하고 이동하는 새로운 수단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결국 이러한 흐름은 일반 대중에게도 영향을 주며, 비트코인을 단지 투기 수단으로 보는 시각을 넘어서게 만든다.

비트코인은 왜 기축통화로 진화하는가

기축통화란 단순히 ‘국제 거래에 많이 쓰이는 통화’가 아니라, 더 근본적으로는 ‘신용 거래의 담보물’ 역할을 할 수 있는 통화다. 과거에는 금이 이러한 역할을 했고, 지금은 미국 달러가 이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금융 위기와 달러 인플레이션, 각국의 무역 균형 변화 속에서 비트코인이 새로운 형태의 기축통화로 주목받고 있다. 비트코인은 하루에도 수십 번씩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고, 해킹에 대한 내성이 있으며, 탈중앙적이기 때문에 특정 국가의 통제에서도 자유롭다. 이러한 특성은 기존 금융 시스템의 단점을 보완하며, 새로운 국제 금융 인프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다. 특히 단기 금융시장에서 담보물의 신속한 이동이 중요한데, 미국 국채처럼 동결될 위험이 있는 자산과 달리 비트코인은 그 자체로 자유롭고 빠르며 투명하다. 이처럼 비트코인은 기술적, 구조적, 철학적으로 새로운 기축통화의 요건을 하나씩 충족시켜가고 있다.

북한과 비트코인 : 해킹을 넘어선 국가 전략

북한은 세계에서 가장 먼저 비트코인의 잠재적 가치를 국가 전략 차원에서 인식한 나라 중 하나다. 라자루스 같은 해킹 조직을 통해 전 세계 랜섬웨어 공격을 주도했고, 비트코인을 활용한 자금 조달 방식으로 제재를 피해왔다. 미국 정부는 이 점을 인식하고 있으며, 실제로 북한이 최소 20억 달러 규모의 암호화폐를 보유 중이라는 상원 보고서도 존재한다. 흥미로운 점은 미국 정부나 정보기관이 오히려 비트코인을 수사에 활용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비트코인은 거래 기록이 블록체인에 영구적으로 남기 때문에 오히려 계좌 추적이 용이하다. 이 점은 북한이 미사일 자금 조달에는 신중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되며, 대신 스파이 활동이나 외화 조달 등 소규모 전략에 주로 활용되는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비트코인은 테러와 범죄뿐 아니라 국가 차원의 전략에도 활용될 만큼, 매우 강력한 신뢰 시스템이자 자산으로 기능하고 있다.

사토시 나카모토와 비트코인의 철학적 기반

비트코인의 창시자인 사토시 나카모토는 여전히 정체가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분명한 철학을 가지고 있었고, 화폐라는 개념에 대해 기존 경제학의 틀을 넘는 통찰을 제시했다. 그는 분산된 시스템을 통해 누구도 조작할 수 없는 화폐를 만들고자 했고, 정부나 은행이 개입하지 않아도 작동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흥미로운 점은 비트코인을 처음부터 판매하거나 투자 유치를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이는 수많은 알트코인과 근본적으로 다른 점이며, 비트코인만이 유일하게 미국 증권법의 관할 밖에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또한 사토시는 수백만 개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단 한 번도 이를 매도하지 않았다. 그가 남긴 코드는 정석적이고 단순하며, 인문학적 기반이 엿보이는 문장을 구사한다는 점에서, 철학자이자 공학자였다는 가설도 제기되고 있다. 사토시의 철학은 결국 ‘화폐는 효용이 아니라 약속이며, 신뢰의 결과물’이라는 메시지로 귀결된다.

 

비트코인을 둘러싼 오해와 진실, 그리고 철학적 기반까지 차분히 살펴보면 우리는 더 이상 ‘이게 왜 오르냐’는 질문보다 ‘왜 안 가질 수 없냐’는 질문을 던지게 된다. 앞으로도 이런 인사이트를 중심으로 개인 투자자들이 알아야 할 본질적인 이야기들을 계속 다룰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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