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상승, 미국 증시와 다른 길 걷다
최근 비트코인이 미국 증시와는 다른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다. 미국 주식 시장이 하락세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은 88K 중반까지 상승하며 강한 흐름을 보였다. 특히 나스닥이 2% 이상 하락한 날, 비트코인은 오히려 숏 포지션을 청산하며 상승 탄력을 이어갔다. 이는 단기적인 반등이라기보다는 중장기적인 상승 흐름으로 전환되는 초기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비트코인의 중요한 저항선으로 여겨지는 91K 부근은 과거에도 지지선 역할을 해왔고, 현재는 '쇼트 홀더 리얼라이즈 프라이스'가 91.5K에 위치해 있어 이 가격대를 돌파할 경우 비트코인의 시장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 코인베이스 프리미엄 역시 상승해 미국 투자자들의 재진입 흐름이 포착됐으며, 이는 디지털 금으로서의 비트코인이 드디어 역할을 하기 시작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관세 리스크와 국채 금리, 비트코인을 움직이는 진짜 변수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는 미국과 중국, 일본 간의 관세 갈등이 재점화되고 있다. 중국은 보복 조치를 시사하며 미국과의 대립 강도를 높였고, 일본도 더 이상 일방적인 양보는 없다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러한 정세 변화는 미국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으며, 비트코인에는 오히려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10년물 미국 국채 금리가 4.4% 이상으로 상승하면서 투자자들의 미국채 외면이 현실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미국 국채의 수요 감소를 의미하며, 재무부의 바이백(국채 매입) 언급까지 나오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금 가격은 온스당 3,400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비트코인은 디지털 금이라는 별명에 걸맞은 상승 흐름을 함께 그리고 있다.
코인베이스 프리미엄 급등, 미국 투자자들의 귀환
미국의 대표적인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에서 프리미엄이 급등하면서 미국 내 투자자들이 다시 시장에 돌아오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프리미엄은 단순한 가격 차이를 넘어, 투자 심리와 유입 자금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 중 하나다.
최근까지 미국 내 투자자들은 관세 불확실성과 경기 침체 우려로 비트코인 투자에 소극적이었다. 하지만 비트코인이 76K에서 88K까지 급등한 이후 관망하던 자금이 다시 유입되기 시작했다. 특히 알트코인 도미넌스가 낮고, 전체 시장 시가총액 대비 비트코인의 비중이 64.5%에 달하고 있는 상황에서 코인베이스 프리미엄은 중장기 상승장의 신호로 볼 수 있다. 다시 말해, 미국 시장의 돈이 비트코인에 먼저 들어오고 있다는 뜻이다.
온체인 데이터로 본 비트코인의 힘
MVRV 지표와 쇼트 홀더 리얼라이즈 프라이스 등의 온체인 지표 역시 이번 비트코인의 상승 흐름을 뒷받침하고 있다. 특히 74K~76K 부근에서 진입한 뉴 홀더들이 수익 구간에 진입하면서 시장에 새로운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다. 반면, 쇼트 홀더들은 아직 손실 구간에 머물고 있어 손바뀜 현상이 진행 중이다.
91.5K를 돌파하게 된다면 이들은 본격적인 수익 실현 단계로 들어가게 되고, 시장은 보다 명확한 상승 추세로 전환될 수 있다. 고래들의 누적 매수도 눈에 띄는 지점이다. 오랜 기간 저점에서 비트코인을 축적해 온 주소들이 여전히 증가하고 있으며, 과거 사례로 볼 때 이들의 누적 매수는 결국 시장 상승으로 이어졌다. 단기적인 변동성은 언제든 존재할 수 있으나, 온체인 지표는 확실한 상승 흐름을 말하고 있다.
알트코인 ETF와 SEC 인프라 확장, 다음 흐름은?
현재 암호화폐 시장에서 의미 있는 변화 중 하나는 알트코인 ETF 신청이 72건이나 이뤄졌다는 점이다. 이는 단순히 투자 상품이 늘어난다는 의미를 넘어서 제도권 자금이 크립토로 유입될 준비를 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이와 더불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새로운 의장으로 레킨스가 선임되며 암호화폐 친화적인 정책 기조가 가시화되고 있다.
SEC가 암호화폐 관련 인프라 정비에 속도를 내면서, 미국이 중장기적으로 크립토 인프라를 확대해 나가고 있다는 흐름은 매우 중요하다. 이는 단기적인 관세 이슈나 증시 변동성보다 더 큰 틀에서 비트코인과 암호화폐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할 수 있다. 기술적 흐름, 온체인 분석, 제도 정비 이 세 가지가 모두 정렬되기 시작한 시점에서 투자자들은 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놓쳐서는 안 된다.
단기보다 구조를 보라
비트코인의 이번 반등은 단순한 기술적 반등이 아니다. 미국 경제에 대한 불신, 금리와 달러의 변화, 글로벌 관세 갈등 속에서 비트코인이 디지털 금으로서 입지를 다져가고 있는 흐름이 명확하다.
단기적으로는 알트코인보다는 비트코인 중심의 시장이 이어질 수 있지만, ETF 승인과 제도 정비가 구체화된다면 알트코인에도 자금이 흐르게 될 것이다. 따라서 지금은 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이해하고, 중장기적인 시각으로 투자 판단을 세워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