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클, 맹신 아닌 이해의 대상이다
많은 투자자들이 비트코인 4년 주기 사이클을 ‘법칙’처럼 믿고 투자 타이밍을 맞추려 한다. 하지만 이는 위험한 발상이다. 사이클은 어디까지나 '패턴'일 뿐이며, 절대적인 법칙은 아니다. 패턴은 과거 데이터 기반의 반복 현상이지, 미래를 보장하는 법칙이 아니다.
조금만 변수만 추가되어도 기존 데이터는 쉽게 흔들리고, 패턴은 무의미해질 수 있다. 예컨대 글로벌 증시의 급락, 지정학적 리스크,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 등은 사이클의 흐름을 일시적으로 무력화시킬 수 있다. 이런 외부 요인들에 의해 ‘사이클이 무너졌다’는 착각에 빠질 수 있지만, 실제로는 패턴이 ‘연장’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나는 비트코인 사이클에 맹신하지 않는다. 오히려 사이클이 흔들리거나 지연되는 구간에서 차분히 대응할 줄 아는 투자자들이 더 나은 수익률을 얻는다. 중요한 건 고점과 저점을 맞추려는 타이밍 투자가 아니라, 장기적 안목에서 자산을 꾸준히 축적하는 태도다.
비트코인은 단기적 가격 움직임보다 장기적 흐름이 더 중요하다. 사이클을 하나의 참고 지표로 보되, 절대적인 기준으로 받아들이지 말아야 한다.
가격이 두 배 오르는 데 걸리는 시간
비트코인 가격은 시간이 지날수록 두 배가 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초기에는 1달러에서 10달러가 되는 데 수개월이 걸렸지만, 1만 달러에서 10만 달러가 되는 데는 수년이 걸린다.
이른바 ‘파월로(Powell Law)’라는 패턴을 보면, 비트코인 가격의 상승 곡선은 점점 완만해지고 있다. 이는 비트코인이 성숙한 자산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초기에는 소수의 얼리 어답터들이 투자하며 급등했지만, 지금은 기관과 대중의 채택을 거치며 점진적 성장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성장은 마치 구글, 아마존 등의 빅테크 주식이 성장하는 방식과 유사하다. 일정한 구간에서 정체되는 듯 보이다가, 새로운 채택 혹은 기술 도약이 발생할 때마다 다시 한번 성장 곡선을 그린다.
비트코인의 이중 로그 차트를 보면, 과거 사이클별 고점과 저점이 일정한 패턴을 그리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패턴은 무너지지 않았다. 단지 상승의 ‘기울기’가 줄어들고 있을 뿐이다.
결국, 비트코인의 가격은 예전만큼 빠르게 오르진 않지만, 긴 호흡으로 보면 여전히 상승하고 있다. 시간이 오래 걸릴 수는 있어도, 방향성 자체는 변하지 않았다는 점이 중요하다.
반감기와 전고점은 하나의 이정표일 뿐
많은 사람들이 반감기 시점을 기준으로 가격이 반드시 상승한다고 믿는다. 실제로 2013년, 2017년, 2021년의 사이클을 보면 반감기 이후 급등이 발생했다. 하지만 이번 2025년 사이클은 다르다. 반감기 이후 가격이 생각보다 오르지 않고 있다.
이런 현상은 사이클이 무너진 게 아니라, 단순히 연장되고 있다고 보는 것이 맞다. 2021년 고점도 사실 더 올라갈 수 있었지만, 금리 인상과 거시경제 악화로 조기 종료된 측면이 있다.
반감기 자체가 가격을 올리는 법칙은 아니다. 다만 희소성이 증가하는 계기일 뿐이며, 가격은 수요에 따라 결정된다. 반감기는 하나의 ‘트리거’이지, 가격 상승을 보장하는 ‘도장’은 아니다.
또한 전고점 돌파 이후 가격이 급격히 오르는 것도 일반화하기 어렵다. 2025년 현재 비트코인은 전고점을 돌파했지만, 가격은 이전만큼 급등하지 않았다. 이는 매크로 변수, 특히 무역 갈등과 경제 침체 우려가 투자 심리를 약화시켰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반감기나 전고점을 지나면 반드시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고정관념을 버려야 한다. 대신, 거시적 흐름과 투자자의 센티먼트 변화에 주목해야 한다.
패턴은 참고, 핵심은 신념
비트코인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고점과 저점을 맞추는 타이밍 감각이 아니라, 장기적인 믿음과 자산 축적 전략이다. 사이클은 반복될 수 있으나, 그 반복 주기는 늘 동일하지 않다.
예상치 못한 변수는 언제든 등장한다. 트럼프의 관세 정책, 미중 무역 갈등, 지정학 리스크, 중앙은행의 긴축 기조 등은 모두 가격 패턴을 일시적으로 흔들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이 곧 ‘패턴 붕괴’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나는 지금도 꾸준히 비트코인을 매수하고 있다. 적은 금액일지라도, 이 정립식 투자가 장기적으로는 엄청난 성과를 만들어낸다고 믿는다. 단기적인 하락은 ‘공포’가 아니라 ‘기회’로 받아들여야 한다.
결국 중요한 건 ‘지속성’이다. 매일, 매주, 매달 비트코인을 조금씩 쌓아가며, 이 위대한 자산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다. 사이클을 이해하되 맹신하지 말자. 우리는 차트보다 믿음을, 예측보다 실천을 선택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