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사이클, 이번엔 연장 가능성?
비트코인은 그동안 약 4년 주기로 반복되는 사이클을 보여줬다. 반감기를 기준으로 가격이 상승하고 이후 하락하는 흐름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이번 사이클은 과거와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단순히 반복이라기보다는 전체적으로 사이클이 늘어지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2024년 반감기 이후 약 11개월이 흐른 현재, 비트코인은 약 40% 상승했다. 과거에는 반감기 11개월 후 가격이 두 배에서 많게는 일곱 배까지 뛰었다. 2012년에는 12달러가 200달러가 되었고, 2020년에는 8,750달러에서 6만 달러까지 상승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6만 5천 달러였던 가격이 현재 8만 7천 달러로 오른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런 흐름을 볼 때, 사이클 자체가 연장되었거나 상승의 정점이 아직 도달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특히 이번 사이클은 금리 인하 기조와 겹치고 있다는 점에서 이전과는 전혀 다른 경제 환경 속에 있다. 과거 사이클들은 대부분 금리 인상기와 겹쳤기 때문에 자금 유입이 제한적이었지만, 지금은 그 반대의 조건이 형성되고 있다.
비트코인 ETF, 스마트 머니의 시그널
현물 비트코인 ETF가 승인된 이후 자금의 흐름은 중요한 지표로 자리 잡았다. 2024년 3월에는 무려 35억 달러의 순 유출이 발생했고, 이는 승인 이후 가장 큰 규모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다시 순 유입으로 전환되며 시장에 긍정적 신호를 주고 있다.
ETF의 자금 흐름을 해석할 때 중요한 점은 단순한 유입·유출보다 누가 들어왔는가이다. 최근 유입된 자금은 단기 차익을 노리는 해지펀드보다 장기 보유를 전제로 한 기관 자금이 중심이었다. 대표적인 예로 사우디 국부펀드, 위스콘신 연기금, 폴 튜더 존스 인베스트먼트 등이 있다.
이러한 장기 기관 자금은 비트코인을 ‘단기 투기 상품’이 아니라 ‘전략적 자산’으로 보고 있다는 뜻이다. 이들은 수년 단위의 관점으로 ETF에 편입하고 있으며, 이는 비트코인의 중장기 전망에 강한 신뢰를 보내는 시그널이라 볼 수 있다.
또한 지난주부터 ETF 순유입이 발생하면서 CM 선물 거래소의 미결제 약정은 줄어들고 있다. 이는 단타 매매 목적의 자금이 빠지고, 장기 보유 성향의 스마트 머니가 들어오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런 자금 흐름은 비트코인 시장의 안정성과 장기 성장성을 동시에 보여준다.
희소 자산의 가치, 비트코인이 주목받는 이유
디지털 시대에 희소성을 가진 자산은 매우 드물다. 비트코인은 그중에서도 독보적이다. 총발행량이 2,100만 개로 고정되어 있고, 누구나 익명으로 보유하고 자유롭게 거래할 수 있다. 이러한 속성은 금이나 미술품과 유사하지만, 유동성과 접근성 면에서 비트코인은 훨씬 우위에 있다.
최근 글로벌 경제는 디플레이션 사회로 진입하고 있다. 자동화와 AI 기술로 인해 생산성이 급격히 향상되며, 상품의 가격은 점점 낮아지고 있다. 일자리는 줄어들고, 기본소득 논의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런 흐름 속에서 가치가 보존되는 자산, 특히 희소성이 보장된 자산은 더욱 빛을 발하게 된다.
비트코인은 24시간 전 세계 어디서든 거래가 가능하며, 디지털 인프라에 기반한 높은 확장성을 가진다. 금과 달리 보관 비용도 없고, 거래가 간편하다. 이런 점에서 보면 향후 자산 시장에서 비트코인이 차지할 비중은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돈의 가치가 계속 희석되는 시대에, 희소 자산은 자연스럽게 선택될 수밖에 없다. 앞으로 디지털 희소 자산에 대한 수요는 더욱 증가할 것이며, 그 중심에는 비트코인이 자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리하며
이번 사이클은 과거처럼 단순히 ‘반감기 이후 1년 안에 고점 도달’이라는 공식을 따르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상승의 흐름은 여전히 유효하지만, 그 속도가 다소 느려지고 전체 사이클이 늘어지는 형태를 보이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반감기 기준으로 2배에서 5배 수준, 즉 13만 달러에서 30만 달러 사이, 원화로는 약 3억 원 언저리를 이번 사이클의 고점으로 예측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시점보다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의 시장은 금리 인하 기조, ETF 자금 유입, 희소 자산에 대한 관심 증가 등 여러 측면에서 비트코인에게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이러한 기회를 잘 활용하고, 장기적인 관점으로 시장을 바라본다면 더 큰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