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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ETF 승인 영향 분석

by 비트연구원 2025. 4. 17.

비트코인 ETF

ETF 승인이 가져온 비트코인의 제도권 진입 효과

비트코인 ETF가 미국에서 정식 승인되었을 때, 나를 포함한 많은 투자자들은 환호했다. 그동안 '제도권의 벽' 너머에 있었던 비트코인이 마침내 월가의 메인스트림으로 진입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시간이 지날수록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하게 되었다.


"과연 이것이 비트코인에게 순전히 좋은 일일까?"

 

ETF란 기본적으로 투자자들이 간접적으로 비트코인을 보유하는 수단이다. 직접 지갑에 보관하거나 개인 키를 관리하지 않아도, 증권계좌를 통해 손쉽게 투자할 수 있다. 실제로 ETF 승인 이후 기관 자금이 유입되었고, 비트코인 가격은 큰 상승 흐름을 보였다. ETF를 통해 비트코인이 신뢰 가능한 자산으로 인정받았다는 시그널이 시장에 퍼진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변화는 기관과 제도권의 태도가 바뀌었다는 점이다. 이전에는 '비트코인은 사기다', '범죄자들이 쓰는 화폐다'는 인식이 강했다면, 이제는 연기금, 은행, 보험사, 사모펀드까지 비트코인을 하나의 포트폴리오로 고려하기 시작했다. 이런 흐름은 개인 투자자들에게도 긍정적이다. 더 이상 거래소 선택이나 지갑 보관에 대한 부담 없이, 증권 계좌 하나로 비트코인에 접근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결국 ETF 승인은 비트코인을 제도권 금융의 자산군 중 하나로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다. 하지만, 바로 여기서부터 나는 고민이 시작되었다.

비트코인의 철학과 ETF 구조의 충돌

비트코인은 원래 정부, 금융기관, 중개인으로부터의 자유를 추구하는 자산이다. 누구의 허락 없이도 송금하고, 보관하고, 사용할 수 있는 완전한 탈중앙 네트워크다. 그런데 ETF 구조는 본질적으로 비트코인을 '상품화'하고 '중개기관을 앞세운 구조'로 만들고 있다. 나는 여기서 비트코인의 철학과 ETF의 구조가 충돌하고 있다는 사실을 마주했다. 예를 들어, 많은 ETF들은 비트코인을 직접 구매한 뒤 커스터디(보관)를 특정 기관에 위임한다. 그 과정에서 실제 이용자들은 비트코인의 진정한 권한(개인 키)을 소유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ETF를 통해 보유한 비트코인은 정말 ‘내 자산’일까? 우리는 익숙하게 증권사에 돈을 맡기지만, 블록체인 세계에서는 “Not your keys, not your coins(키가 없으면 당신의 코인이 아니다)”라는 원칙이 존재한다.
ETF 투자자들은 결국 비트코인의 진짜 속성을 경험하지 못한 채 가격만 소유하게 된다. 이로 인해 비트코인이 가지는 ‘자기 주권’, ‘검열 저항성’, ‘탈중앙 네트워크 참여’라는 본질은 희석될 수밖에 없다. ETF는 투자자에게는 편리함을 주지만, 비트코인을 본질적으로 통제 가능한 자산으로 전환시키려는 힘의 구조를 만들어내고 있다.

ETF 이후 등장한 통제 구조의 위험성

ETF가 승인된 이후, 나는 여러 가지 통제 장치의 신호들을 읽을 수 있었다. 예를 들어 ETF를 운영하는 기관들은 비트코인 거래 내역을 보고하고, 지갑은 특정 커스터디 업체에 집중되며, 미국 정부나 규제 기관이 자산을 직접 들여다볼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이는 기존의 비트코인 사용자들이 믿어왔던 세계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다. 지갑 주소를 추적하고, 거래를 막거나 제한하는 일조차 가능해지는 것이다. 이는 중앙 통제 시스템으로부터 독립하기 위해 만들어진 사토시 나카모토의 철학에 대한 정면 도전이다. 나는 여기에 더욱 우려를 갖게 된다. ETF를 통해 비트코인을 보유하는 투자자가 늘어날수록, 그 전체 유통량 중 기관이 보유한 비중이 늘어나고, 결국 '분산성'이 약화될 수 있다. 비트코인은 단지 자산이 아니라 탈중앙 구조의 네트워크이기 때문에, 참여자들이 직접 네트워크를 유지해야 의미가 있다.
그러나 ETF 구조는 사용이 아닌 ‘보유만’ 유도하며, 이는 비트코인의 생태계 자체를 관망자 중심으로 바꿀 수 있다. 이제 비트코인은 제도권에 진입한 만큼, 더 이상 ‘자유롭고 야생적인 디지털 화폐’가 아닐지도 모른다. 편리함과 함께 따라온 통제의 가능성, 그 위에서 우리가 놓치고 있는 진짜 비트코인의 가치는 무엇인가?

 

나는 비트코인 ETF 승인을 환영하면서도, 동시에 신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편리함은 때로 본질을 잃게 만든다. ETF는 비트코인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주는 통로일 수 있지만, 그 안에 통제와 구조화라는 또 다른 권력의 씨앗이 들어 있다. 진정한 자유는 내가 내 자산을 직접 보유하고, 통제하며, 사용하는 것에서 온다. ETF는 단지 비트코인의 ‘그림자’를 소유하는 수단일 수도 있다.


우리는 원본에 참여할 것인가, 아니면 복제본을 바라보기만 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