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관세의 본질과 미국의 전략
최근 미국과 중국 간의 관세 갈등이 다시금 글로벌 금융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언론에서는 현재 '미중 간의 갈등'을 표현하면서 마치 강대강 대결이 본격화된 양 보도하지만, 보다 정밀한 관점에서 보면 미국은 단순한 대결이 아니라 ‘중국 관리’라는 전략적 시각으로 접근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추가 관세 부과를 통해 중국을 압박하고 있으며, 이에 중국은 끝까지 맞서겠다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그러나 미국 입장에서 이러한 관세 부과는 단순한 갈등 유발이 아닌, 지정학적 경쟁국가에 대한 경제적 압박을 통한 구조적 통제에 가깝다.
미국은 자국의 자산 시장과 국채 시장을 활용한 전략으로 중국을 관리하려 했다. 주식 시장을 일부 희생시키는 대신 안전자산으로의 자금 유입을 유도하고, 그 결과 국채 금리를 낮추려는 의도가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주식 시장이 하락하자 국채 금리가 오히려 상승하는 역효과가 발생했다. 특히 10년물 국채는 4%대 중반, 30년물은 5%를 돌파하며 미국의 재정 관리에 부담을 주고 있다. 이는 결국 미국도 추가적인 금리 인하와 양적 완화를 피할 수 없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신호다.
중국의 경기 침체와 위안화 가치 하락
중국은 미국과의 갈등 이전부터 이미 경기 둔화 신호를 보이고 있었다. 공식적으로는 5% 성장률을 주장하고 있지만, 다수의 글로벌 금융기관들은 실질 성장을 4% 초반으로 보고 있으며 일부 중국 내부 전문가들은 2%대로 추정하고 있다. 여기에 청년 실업률 급증, 주요 건설사의 부도, 부동산 시장 붕괴 등이 이어지며 내수 경기는 극도로 위축되고 있다.
중국은 수출 중심 경제구조를 기반으로 했기에 위안화 가치가 하락하면 일정 부분 수출경쟁력은 강화된다. 그러나 미국의 고관세 조치로 인해 미국행 수출 주문이 취소되며 수출 자체가 줄어드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이는 컨테이너 물량의 급증과 항만 적체로 나타나고 있다. 그 결과 중국의 10년물 국채 금리는 1%대로 하락했고, 외국인 자본은 급격히 이탈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중국 정부는 경기 부양을 위해 지속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하고 있으며, 이는 위안화 약세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지방 경제가 부동산 의존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황에서 실업률과 인플레이션이 동시에 터져 나오며 사회적 불안 요소도 커지고 있다. 시진핑 정부는 중앙 집권 체제를 유지하고 있으나, 지방의 불만이 누적될 경우 정치적 리스크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달러 약세와 글로벌 통화가치 하락의 구조
흥미로운 점은 이번 무역 국면에서 위안화뿐만 아니라 달러 가치도 동시에 하락하고 있다는 점이다. 통상적으로 중국 위안화나 유로화, 엔화 같은 교역국 통화가 약세를 보이면 상대적으로 미국 달러가 강세를 보이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현재 미국 증시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달러 수요도 함께 감소하고 있고, 이에 따라 달러 인덱스는 100 아래로 내려와 99선에 머무르고 있다.
미국 입장에서 보면 이는 심각한 문제다. 미국은 수출 중심 국가가 아니기 때문에 달러 약세가 오히려 수입 물가 상승, 인플레이션 심화, 국채 이자 비용 상승이라는 삼중고를 유발한다. 연준은 공식적으로 중립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으나, 실질적으로는 기준금리 인하와 양적완화를 통한 대응이 불가피하다. 천문학적인 국가부채를 관리하기 위해서는 어차피 추가 국채 발행이 불가피하며, 이 과정에서 시중에 유입되는 달러는 시장 전반의 달러 약세를 견인할 것이다.
금 상승과 비트코인 가격 전망
이와 같은 통화가치 하락의 환경 속에서 가장 먼저 반응한 자산은 금이다. 2025년 들어 금 가격은 30% 이상 상승했다. 금은 오랜 기간 안전자산으로 인식되어 왔고, 지금처럼 달러가 흔들리는 시기에는 더욱 주목받는다. 하지만 비트코인도 마찬가지의 ‘희소성’이라는 속성을 지니고 있으며, 기술적으로는 오히려 금보다 더 강한 하드머니로 평가된다.
비트코인은 생산량이 고정되어 있으며, 어떤 외부적 요인에도 추가 발행이 불가능하다. 반면 금은 가격이 오르면 더 많은 탐사와 채굴이 이뤄지며 공급이 늘어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장기적으로 비트코인은 금보다도 더 강력한 가치저장 수단으로 주목받을 가능성이 높다. 아직까지는 시장의 인식이 금에 먼저 쏠려 있지만, 금 가격이 고점을 형성하고 난 뒤에는 분명 비트코인이 그 뒤를 잇는 자산으로 급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위기 속 기회, 비트코인과 금
현재 글로벌 경제는 미중 무역이라는 큰 흐름 속에서 모든 주요국이 돈을 풀며 통화가치 하락을 용인하고 있다. 이는 결국 금과 비트코인이라는 가치중립적 자산으로의 이동을 촉진시킨다. 비트코인이 단기적으로는 조정 국면에 있을 수 있으나, 펀더멘탈과 구조적인 배경을 보면 분명히 금과 함께 수혜를 입을 수 있는 자산이다. 우리는 이 기회를 예의주시하며 장기적 투자 전략을 재정립할 필요가 있다. 트럼프의 관세가 어디로 향할지 알 수 없지만, 이 불확실성 속에서 확실한 자산은 명확하다. 바로 금, 그리고 비트코인이다.